서울 문묘·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 현장 공개: 600년 조선 역사를 만나다

서울 문묘·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 현장 공개: 600년 조선 역사를 만나다

 

서울 문묘·성균관 대성전 지붕 보수 현장 공개: 600년 조선 역사를 만나다

서울 명륜동에 위치한 문묘 앞마당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2시,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얀 안전모와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들이 고풍스러운 대성전 지붕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새로운 세상 보는 것 같네." 한 시민은 600년 조선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곳에서 조상들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대성전 지붕 보수 현장, 시민에게 깜짝 공개

문화재청은 이날 '서울 문묘·성균관' 지붕 보수 공사 현장을 일반 시민들에게 깜짝 공개했습니다. 이 특별한 행사에는 스무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재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개는 문화재청이 5월 한 달 동안 전국 31개소 국가유산 수리 현장을 특별 공개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 출범을 앞두고 시행되었으며, 1962년에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지난해 국가유산기본법으로 개정되면서 문화재청 이름도 국가유산청으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왜 대성전 지붕 보수가 필요했을까?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위치한 성균관 대성전은 조선시대에 공자를 비롯한 선현의 제사와 유학 교육을 담당하던 곳입니다. 문묘의 대성전은 1601~1602년 선조 때 지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은 2000년대부터 문화재 모니터링을 진행해왔으며, 대성전은 2014년 B등급을 받으며 중점 관리 대상이 되었습니다. 2020년에는 지붕의 양성마루에 균열이 생기고 처마 처짐 현상이 일어나면서 E등급을 받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보수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보수 작업은 대성전 지붕에 있던 기와와 철물을 모두 해체한 후 남은 목재 부분의 훼손 정도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해체된 부재들은 손상 정도에 따라 분류되었고,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재사용될 예정입니다.

대성전 지붕에서 발견된 '보물'

지붕 해체 과정에서 대성전만의 고유한 특징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18.8m 길이의 평고대입니다. 평고대는 한옥의 자연스러운 처마 곡선을 결정하는 고건축의 핵심 부재입니다. 김현정 현창문화재기술단 부장은 "평고대가 18.8m나 되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보통 직선 목재를 곡선으로 만들면 쉽게 부서지는데, 이렇게 긴 평고대를 오랫동안 유지한 것은 매우 신기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붕 해체 과정에서 피뢰침도 발견되었습니다. 피뢰침은 건물 최상단에 설치되는 금속 막대로, 낙뢰가 떨어졌을 때 전기가 흙 속으로 빠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해설 전문가는 "현재 명륜당에 있는 피뢰침은 사라졌지만, 대성전에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 "우리 조상들의 건축 능력에 놀라다"

시민들은 대성전의 보수 현장을 직접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50대 김모씨는 "서울시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고 해서 우연히 찾아왔다"며 "대성전 아래에서 실제 부재들을 살펴보고 나무를 만질 수 있어 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직접 보고 듣지 않으면 역사적 의미를 알지 못했을 텐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뿌리를 고민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 공개 수리 현장을 관람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각 관할 지자체에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 후 직접 신청하면 됩니다. 대성전 지붕 보수 작업의 경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됩니다.

 

보수 작업의 중요성: "과거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목표"

김현정 부장은 "시민들이 문화재 복원 처리 과정을 직접 살펴보고 그 의미를 이해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보수 작업은 해체 이전의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특별 공개는 단순히 문화재를 보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건축 능력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울 문묘·성균관 대성전: 조선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

서울 문묘와 성균관 대성전은 조선시대의 유교 교육과 제사를 담당하던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번 지붕 보수 작업을 통해 대성전의 건축적 특징과 역사적 중요성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보수 작업과 공개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느끼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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